고양시 도시마케팅을 위한 제언⑤

2022WT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고양시 유치를 알리는 포스터
2022WT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고양시 유치를 알리는 포스터

[고양신문] 올해 7월 열릴 예정인 도쿄올림픽에 대해 일본 국민의 83%가 연기나 취소를 지지한다는 여론조사에서 보듯 일본 대부활의 큰 꿈을 안고 일본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던 도쿄올림픽의 개최 여부는 아직도 안개 속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86서울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 2002월드컵, 2002부산아시안게임, 2003대구유니버시아드, 2011대구세계육상대회, 2014인천아시안게임, 2015광주유니버시아드, 2018평창올림픽, 2019광주세계수영대회 등 국제적 스포츠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국가적 발전과 위상 향상은 물론 개최 도시들의 문화와 인프라 발전과 함께 지역경제를 획기적으로 활성화하는 계기가 됐다.

글로벌 스포츠 도시의 꿈을 향해
2022년 특례시로 승격을 앞둔 고양시도 이제 108만 도시에 걸맞은 품격을 갖추게 된다. 2022년 4월에는 세계태권도품새대회가 고양시에서 열리고, IOC(국제올림픽위원회) 공인기구인 세계태권도연맹(WT) 본부를 고양시로 유치하기로 협약을 맺는 등 고양시가 글로벌 태권도 도시로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지난해 경기도종합체전이 코로나로 인해 취소돼 아쉬움이 크지만 체전 준비로 고양종합운동장, 고양체육관 등 고양시의 다양한 체육시설 인프라가 개선돼 얻은 점도 많다. 이제 고양시의 스포츠산업 발전을 위한 기본 인프라는 어느 정도 갖춘 만큼 이제부터는 꿈의 실현을 위해 매진해야 할 때다. 

최근 들어 도시경쟁력을 키우는 중요한 수단으로 스포츠산업과 스포츠마케팅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각 지자체와 도시 간 특화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천안은 조만간 축구의 메카가 될 것으로 보인다. 30여 지자체의 치열한 경합을 뚫고 축구종합센터(NFC)와 2024년 대한축구협회 이전·유치에 성공했다. 축구종합센터는 1600억의 예산을 투입해 축구장, 박물관, 교육장 등 다양한 인프라를 갖출 예정이다. 

김천은 최근 전지훈련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2019년부터 국내대회와 각종 국제대회 출전을 준비 중인 국내외 팀들의 방문이 대폭 증가했다. 2019년 한해만 국내외 36만여명이 방문하며 362억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거뒀다. 올해도 7월 도쿄올림픽 준비를 위해 독일 수영팀 등 세계 13개국의 전지훈련지 유치를 위해 노력중이다. 

광주는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최를 계기로 수영도시로 부각하고 있다. 매년 국제대회 개최는 물론 각종 국내 대회도 유치해 제2의 박태환을 위한 수영꿈나무 발굴을 위해 애쓰고 있다. 얼마 전 세계주니어기록을 경신한 고교생 황선우는 도쿄올림픽 메달 유망주로 급부상하며 광주의 희망이 되고 있다.       

중장기 비전 수립하고 투자해야 
스포츠마케팅은 장기적인 관심과 실천이 매우 중요하다. 고양시는 2017년 지자체 최초로 스포츠마케팅 통합브랜드 ‘SC(Sporting Club) Goyang’를 개발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매년 통합 브랜드의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하고 상품공모전도 개최하고 있지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홍보마케팅 프로그램은 아직 부족해 보인다. 브랜드 개발도 필요하지만 장기간 가꾸고 키우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 

2008년 북경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 대표 장미란(당시 고양시청 소속)이 세계선수권 재패에 이어 올림픽에서도 정상에 오르자 고양시는 본격적인 ‘장미란 마케팅’에 돌입했다. 고양시에 장미란체육관을 건설하고 이후 몇몇 국내외 대회를 개최했다. 10여년이 지난 지금은 이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단 못하다. 여전히 장미란재단이 고양시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애정과 관심이 다시 한 번 필요해 보인다.

군포시는 김연아의 밴쿠버 금메달 수상을 기념해 출신교인 군포시 수리고 인근에 치밀한 준비 없이 ‘김연아 거리’, ‘김연아 박물관’을 조성하겠다며 성급히 발표했지만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인천 동구에 ‘류현진 거리’, 수원에는 ‘박지성 거리’가 있지만 도시브랜드 발전을 위해 제 역할을 하는지는 미지수다. 박지성거리 인근에 박지성축구센터가 아직 제 역할을 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고양시는 글로벌 스포츠도시로 가는 첫발을 내디뎠고 이제는 앞으로 달려갈 때다.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 인기 있는 국내 프로스포츠는 각 연고지 도시에겐 최고의 마케팅 자원이자 수단이자 지역관광의 활력소로 작용한다. 

고양시는 오리온스 농구단만 있어 아쉬움이 크다. 프로스포츠는 시즌 내 일정 정도의 경기가 규칙적으로 개최되고 전국 각지의 스포츠팬들이 고양시를 방문해 도시브랜드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제 타 종목 프로구단의 고양시 연고지 창단을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김포, 파주를 묶는다면 경기도 북부에 200만을 훌쩍 넘는 대규모 팬 권역도 형성되고 국내 프로스포츠의 미래 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남북평화 스포츠 교류의 전진기지로
고양시는 향후 남북관계가 다시 진전되고 평화교류가 시작되면 남북스포츠 전진기지로 선두주자가 될 수 있다. 특례시급이상 대도시로서 최북단에 위치한 고양시는 남북교류의 관문이자 거점도시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김포, 파주를 포함해 고양시가 프로축구 구단을 창단할 수도 있고, 먼 미래에 개성을 연고로 한 북한의 축구단이 생겨 남북 간 정규리그가 개최되는 것이 상상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이에 더해 고양시가 다양한 종목의 국제대회를 유치한다면 그야말로 ‘평화 스포츠 도시’의 메카가 될 것이다. 

전북 무주에 있는 태권도원은 2014년 개원했다. 그런데 7년이 지난 지금 기대보다는 그 성과가 미미하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지만 세계 태권도인들의 성지가 되리라던 희망은 현재로선 요원해 보인다. 세계태권도품새대회와 WT본부의 고양 유치가 ‘태권도 도시‘로 탄생하기엔 아직은 멀고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태권도뿐만 아니라 스포츠산업의 발전을 위해 고양시는 더욱 치밀하게 준비하고 비전을 수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산업계 전문가들과 끊임없이 소통할 필요가 있다. 고양시는 현재 화훼와 전시산업, 방송영상미디어, 테크노밸리를 핵심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이와 더불어 스포츠산업이 더해진다면 고양시의 발전을 위해 그야말로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윤순학 ㈜와이어반컬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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