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자와 금융이자 압박에
16일 기업 회생절차 신청
전기 9억원 미납, 차단 위기
회원·상가입주자 불안 폭증
[고양신문]일산을 대표하는 스포츠레저타운 ‘원마운트’가 지난 16일 법원에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지난 8년간 진행해온 고양시 숙원사업 ‘CJ라이브시티’ 무산 소식 이후 15일 만에 안타까운 소식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이러다가 얼마 되지도 않는 일산의 산업과 일자리 다 없어진다”라며 불안과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기업회생절차 신청 원인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누적된 적자를 버텨오다가 최근 핵심 연계사업이 무산되면서 향후 사업 의지가 꺾인 것으로 해석된다. 원마운트 시설은 현재 정상 운영 중이지만 9억여원의 전기료 미납으로 인한 전기 차단 압박, 회생절차 신청 등 불안한 소식이 연달아 터지면서 스포츠몰 회원들과 상가입주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013년 5월 문을 연 원마운트는 일산서구 한류월드로 300(대화동)에 위치한 복합테마파크로 워터파크와 스노우파크, 쇼핑몰, 스포츠클럽으로 구성됐다. 쇼핑몰은 1~3층으로 입점한 상가는 총 109개로 현재 공실은 거의 없는 상태다. 1층 한 상가 점장은 “며칠 전 한전(한국전력공사) 직원들이 원마운트로 몰려와 건물 전체 전기를 차단하려고 해서 한바탕 난리가 났다. 여름 시즌 매출이 가장 중요한데 전기 사용을 다 끊어버리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며 답답해했다. 원마운트는 지난 3월부터 전기료가 미납돼 현재 9억원을 훌쩍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상가 대표는 “원마운트가 전기료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한 원마운트 측과 소통도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나마 월세만 내지만 최근 상가를 분양받은 분들은 특히 걱정이 많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원마운트는 고양시와 4만8793㎡ 부지를 2008년부터 50년 사용(35년 사용 뒤 15년 추가 연장 가능)한 뒤 기부채납하도록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원마운트의 쇼핑몰 상가 거래는 일반적인 형태와 다르다. 토지 소유자는 고양시지만, 원마운트가 건축물에 대한 소유주이자 임대인이다. 상가를 분양받는 형태로 장기 임대를 한 임차인(또는 전대인), 그리고 월세를 계약을 한 사람은 전차인의 개념이다. 토지는 임대차대상이 아니며, 건축물 임대인인 원마운트가 신청한 회생 법원 결정에 따라 전대인과 전차인의 예상 회수 금액은 현재로서 ‘미지수’인 상황이다.
스포츠센터 회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스포츠센터 ‘평생회원’ 구좌는 현재 총 500개가 넘고 1인당 보증금이 수천만원에 달해 총 2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회원은 “원마운트가 이렇게 된 것도 충격인데, 24일 보증금의 일부만 우선적으로 5년 동안 반환하겠다는 내용을 받고 너무 당황했다”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회원은 “심지어 돈 내고 몇 번 나오지 않았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라며 허탈해했다. 스포츠센터 회원들은 지난 25일 긴급히 원마운트로 모여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고 향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원마운트 대주주(지난해 말 기준 35.89%)인 청원건설은 국내 최초의 스트리트 쇼핑몰 라페스타를 성공적으로 분양하면서 고양은 물론 국내 기획개발 산업분야 우량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큰 고비를 맞게 됐다. 고양신문이 주관한 지난 ‘2022년 고양경제포럼’에서 CJ 공연장, 특급호텔과 같은 후속 사업으로 "원마운트 부지를 ‘마카오(홍콩)’ 같은 도시로 구축하겠다"는 이야기가 오갔다. 그 당시도 코로나19로 인한 적자가 계속됐지만 굵직한 연계사업이 가시화되자 원마운트는 희망적인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었다. 2022년 이후 원마운트는 서서히 매출 회복세(136억원→211억원)를 이어갔다. 하지만 작년 당기순손실 역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154억원→204억원).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원마운트의 작년 부채총계는 2889억원으로 자산총계 1297억원의 2배를 넘긴 자본잠식을 기록했다. 원마운트는 지난 17일 법원으로부터 ‘포괄적 금지명령’을 받았다. 명령 내용은 ‘회생절차의 개시신청에 대한 결정이 있을 때까지, 모든 회생채권자 및 회생담보권자에 대하여 회생채권 또는 회생담보권에 기한 강제집행, 가압류, 가처분 또는 담보권실행을 위한 경매절차를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기업회생절차란 법정관리를 개칭한 말이다. 약 1달 후, 법원의 판단이 가장 큰 관심이 쏠린다. 원마운트 사업을 지속할 경우의 가치가 청산할 경우의 가치보다 크다고 법원이 판단하면 큰 위기는 면할 수 있지만, 아직 결과를 알 수 없는 가운데 여러 견해들이 쏟아졌다. 회생 신청이 받아들여진다면 부채에 대한 이자 압박 지연 등 회생을 위한 일시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용도변경, 연계사업 등을 위한 고양시와 경기도의 행정력도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원마운트 소식을 들은 한 시민은 “원마운트만으로는 평일과 비수기에 상권 매출이 약해서 CJ라이브시티와 여러 민간 자본으로 후속 개발이 이어져야 하는데 원마운트는 십여 년을 홀로 버티다 무너졌다”라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현 상황에 대해 원마운트 측은 “향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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