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암센터 공동 기획연재 암, 이겨낼 수 있다 ② - 유방암

암, ‘생존’ 아닌 ‘경험자’인 시대 
수술·치료 넘어 삶의 질이 중요해
다학제 진료로 유방암 드림팀 구성
맞춤형 림프부종·유방재건 수술 시행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은 허호 외과부장(사진 왼쪽에서 첫 번째)을 중심으로 종양혈액내과 홍수정 교수, 성형외과 전여름·송준호 교수 등 각 분야 전문 의료진이 협진을 하며 수술부터 항암치료, 수술 후 재활은 물론 유방재건에 이르기까지 다학제 진료를 통해 유방암 환자의 평생건강을 돌보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은 (사진 왼쪽부터 차례대로) 허호 외과부장을 중심으로 종양혈액내과 홍수정 교수, 성형외과 전여름·송준호 교수 등 각 분야 전문 의료진이 협진을 하며 수술부터 항암치료, 수술 후 재활은 물론 유방재건에 이르기까지 다학제 진료를 통해 유방암 환자의 평생건강을 돌보고 있다.

기획연재 순서

①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암센터 소개
② 유방암
③ 갑상선암
④ 폐암
⑤ 위암
⑥ 부인암
⑦ 대장암
⑧ 간암
⑨ 췌장암·담도암
⑩ 비뇨기암(전립선·방광·신장암)
⑪ 두경부암
⑫ 혈액암
⑬ 뇌종양
⑭ 암평생클리닉

※ 연재 순서와 내용은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음.

[고양신문] 대학에서 열정적인 강의와 연구로 학계에서 꽤 인정받던 한 후배가 몇 해 전 유방암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를 이어오고 있다. 평소에 아무런 증상도 느끼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유방암 진단을 받았고, 수술 후 바로 이어진 항암치료로 인해 활동에 상당한 제약이 따르며 삶의 질 역시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유방암 1기의 경우 5년 이상 생존율이 약 98%이고, 10년 이상 생존율도 90%가 넘어요. 0기암의 경우는 10년 생존율이 95% 이상입니다. 최근 유방암 발생 빈도가 점점 높아지고는 있지만 진단되는 유방암의 60% 이상이 1기 이하이다 보니 이제는 생존을 위한 치료를 넘어 유방암을 경험했던 경험자들이 즐겁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저희의 목표가 되고 있습니다. ” 

허호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외과부장은 종양혈액내과, 성형외과, 가정의학과, 재활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등의 전문의들과 함께 유방암 ‘경험자’가 암 치료 중 삶의 질을 높이고 평생 건강을 설계해 나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다학제 진료를 펼쳐가고 있다는 것이 일산병원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최고의 ‘유방암 드림팀’을 지향하며 치료와 연구에 앞장서고 있는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허호 외과부장, 종양혈액내과 홍수정 교수, 성형외과 전여름·송준호 교수, 재활의학과 전하라 교수, 가정의학과 오시내 교수 등 의료진을 직접 만나 소리 없이 가슴을 파고드는 여성들의 적이라고 하는 유방암 진단과 치료에 대해 알아봤다.

최근 유방암 발병이 점점 더 느는 추세입니다.

허호 외과부장 
허호 외과부장 

허호 국내에서 유방암은 40~50대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20~30대 젊은 여성에서도 유방암의 빈도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증가 추세인 것은 맞지만 보통 1기 이하인 경우가 많아요. 건강보험공단을 통한 국가검진이나 개인적인 건강 검진이 보편화 돼서 조기에 진단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의학기술의 발달로 좋은 치료약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유방암은 수술 후 치료 과정에서 예후도 굉장히 좋은 편입니다.

서구 여성의 경우에는 70대 이후가 최고 발병연령이라고 하던데요.
허호 서구 여성의 유방암은 40세 이후부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증가해 70~79세 사이가 최고 발생연령인 데 비해 한국, 일본 등 아시아권 여성은 30세 이후부터 증가하기 시작해서 45~54세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65세 이후에는 감소하는 차이는 있습니다. 하지만 늦어지는 결혼연령, 서구화된 생활습관이나 식습관 등으로 인해 국내에서도 점점 발병연령이 늦어지는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서양에서도 백인과 흑인 간에 차이가 있듯 기본적으로 인종적인 차이도 있지만, 생활습관이나 식습관이 유방암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유방암이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허호 유방암의 원인을 한 가지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어요. 가장 크게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발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에스트로겐에 노출된 기간이 길수록 즉, 초경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을수록 유방암의 발생이 증가합니다. 

요즘 결혼연령이 늦어지면서 임신이 늦어지거나 아예 출산하지 않는 것도 영향을 주는 듯하고, 장기간 피임약 복용, 음주, 고지방 고칼로리의 서구화된 식습관, 비만 등을 원인으로 들 수 있는데, 정확하게는 암의 원인이라고 하기보다는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인자’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유명 배우인 안젤리나 졸리가 ‘유전성 유방암 유전자 검사’ 결과 유전자 변이로 인해 유방암 발병위험이 높다는 진단을 받은 후 예방적으로 유방 절제술을 받았다고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유방암이 유전적 요인이 잘 알려진 암인가요.
허호 BRCA1(BRest CAncer susceptibility Gene1), BRCA2(BRest CAncer susceptibility Gene2) 유전자의 변이는 전체 유방암 중 10% 이하로 유방암 발생의 일부만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방적 유방전절제술을 받은 경우 추후 유방암 발생 확률이 낮기는 하지만 그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피부에 닿아 있는 유방 조직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기 때문이죠. 사실 안젤리나 졸리와 같은 선택은 의학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윤리나 가치적인 부분도 고려해야 해서 예방적 유방전절제술을 선택할 때에는 충분한 상담과 고민의 시간을 갖도록 해야 합니다.

유방암 관련 유전자에 이상이 없더라도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 가족은 식습관이나 노출된 환경이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유방암은 여러 위험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생하기 때문이죠.

유방암으로 의심할 수 있는 주요 증상은 무엇인가요.
허호 유방암은 초기 단계에서는 뚜렷한 자각증상이 별로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유방에 멍울이 만져지거나 유두에서 분비물이 나오는 경우, 피부가 함몰되거나 유두가 딸려 들어가거나 피부가 두꺼워지고 벌겋게 변하거나, 귤껍질처럼 거칠어지고 붓는 경우 등을 흔한 증상으로 들기는 하지만,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유방암 환자 진료와 치료 흐름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유방암 환자 진료와 치료 흐름도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허호 유방암의 치료 방법에는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내분비치료, 표적 치료가 있는데, 수술이 기본 치료이며 절제 범위 및 진행 정도에 따라 방사선치료를 추가하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유방암이 한 가지 종류라고 생각했었으나 최근에는 다양한 종류의 유방암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종류에 따라 내분비치료, 표적치료 시행 여부가 결정됩니다. 공격적인 유형의 유방암에서는 1기 유방암에서도 항암화학요법이 필요할 수 있으나 일부 유방암에서는 2기에서도 불편한 항암화학요법을 피할 수 있습니다. 

수술적인 치료는 유방과 겨드랑이 림프절에 대한 수술을 합니다. 수술은 많은 부분을 제거할수록 그에 따른 후유증이 커집니다. 최근에는 50% 이상의 암 환자에서 유방을 부분적으로 절제하는 유방보존술을 하고 있고 또한 감시림프절 생검이라는 겨드랑이 림프절을 조금만 절제하는 수술 방법을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어 과거에 많은 유방암 환자들을 힘들게 했던 림프부종 빈도가 획기적으로 줄었습니다. 

특히 유방암 진단 당시 2기 또는 3기로 유방을 모두 절제하고 겨드랑이 림프절을 넓게 제거해야 하는 경우에도 수술 전 항암화학요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수술의 범위를 줄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환자들의 삶의 질이 과거에 비해 훨씬 좋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유방을 모두 제거하는 전절제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겨드랑이 림프절을 넓게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도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유방을 전절제하는 경우에는 성형외과 선생님이 복원 수술을 동시 또는 나중에 시행하기도 하고 겨드랑이 림프절을 넓게 제거해서 오는 림프부종이 생기는 경우에는 성형외과에서 손상된 림프관을 연결하고 재활의학과에서 재활 치료를 통해 회복시키고 있습니다.

송준호 성형외과 교수
송준호 성형외과 교수

송준호 유방암 수술 후에는 림프부종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림프가 체액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해주는데 유방암 수술을 하면서 일정 정도의 림프관을 제거하면 체액이 넘쳐서 부종이 생기고 섬유화가 진행돼요. 팔이 붓고 통증이 생기면서 무거워지고 일상생활을 하기가 힘들어져 삶의 질이 떨어지죠. 진행성 병변으로 비가역적 질환이지만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면 가역적으로 좋아지게 할 수 있지만, 국내 대형병원에서도 시작한 지가 5년 정도밖에 안 될 정도로 림프부종에 대한 수술적 치료를 하는 곳은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림프부종 수술이 그만큼 어렵다는 말인가요.
송준호 그렇습니다. 1mm 미만의 혈관이나 신경을 잇는 초 미세수술이라 난이도가 굉장히 높은 수술입니다. 피하지방층에 있는 정맥과 림프모세혈관을 잇는 혈관의 굵기는 보통 0.2mm~0.6mm라서 고해상도 수술현미경 하에서 수술을 통해 림프관을 주위에 있는 정맥과 연결해주는 겁니다. 

재활의학과와 협진 한다는 것이 좀 낯섭니다.

전하라 재활의확과 교수 
전하라 재활의확과 교수 

전하라 유방암 수술 후 흔하게 생기는 림프부종은 마사지나 붕대감기 찜질 등 재활치료로도 일부 완화시켜줄 수 있습니다. 암 역시 수술이나 항암치료를 하다 보면 신체 기능이 떨어지기 쉽기 때문에 수술 전이나 후에 몸의 기능을 끌어 올리고, 또 혹시 생길 수 있는 합병증으로 인한 부작용도 줄여서 일상생활을 잘 영위하도록 돕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죠. 

유방암은 다른 암과 달리 수술 전에 먼저 항암치료를 한다고도 하던데.
홍수정 예전에는 수술 후 항암치료가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선행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해 사전에 수술 범위를 줄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유방암 치료의 특징은 환자의 암 특성에 따라 맞춤형 치료를 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따라가기 벅찰 정도로 새로운 신약도 계속 나오기 때문에 각 환자에게 맞는 최적의 치료를 위해서는 다학제적 진료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가 됐습니다. 임상현장에서 봐도 실제 다학제 치료 효과는 굉장히 큽니다. 

홍수정 종양혈액내과 교수
홍수정 종양혈액내과 교수

허호 유방암은 수술도 중요하지만, 약물치료 역시 중요합니다. 똑같은 기수에 똑같은 수술을 받더라도 얼마나 약물치료에 잘 반응하느냐에 따라 수술 전이건 후건 큰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단 당시 크게 만져졌던 유방의 혹이 수술 전 항암약물치료를 통해 손으로는 전혀 확인할 수 없는 정도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수술 후 현미경으로 확인했을 때에도 남아있는 유방암 세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기도 합니다. 그런 경우에는 아주 예후가 좋습니다. 현재까지는 수술 전 항암약물치료에 반응이 좋더라도 수술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미래에는 수술이 필요 없어지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암센터에 가정의학과가 같이 있다는 것도 인상적입니다.

오시내 가정의학과 교수 
오시내 가정의학과 교수 

오시내 암이라는 질병은 이제 ‘경험자’가 많아진 시대입니다. 우리 병원이 암평생건강클리닉을 통해 환자의 평생건강까지 책임지겠다고 나선 이유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수술이나 약물치료를 하면서 발생하게 되는 통증, 피로, 불면증 등으로 인해 떨어지기 쉬운 삶의 질을 관리해드리죠. 환자들이 절주, 금연, 비만·저체중관리, 운동관리를 통해 2차 암이 발생할 수도 있는 위험인자를 줄일 수 있도록 하고, 암 환자 가족상담을 통해 소통을 돕고 환자 가족들의 건강까지 챙기는 역할도 합니다. 

여성 환자가 많다 보니 유방 재건에 대한 관심도 높을 텐데요. 

전여름 성형외과 과장
전여름 성형외과 과장

전여름 요즘 트렌드는 외과 수술과 동시에 유방재건술을 하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유방전절제술 이후 시행하는 유방재건에 대해서 건강보험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보형물을 이용한 재건인데, 신체 다른 부위에 흉터나 통증을 남기지 않고 비교적 수술이 간단하다는 장점 때문이죠. 하지만 대칭을 맞추기 위해 반대쪽 유방을 확대하거나 축소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유방의 볼륨, 환자의 전신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해야 합니다. 

등이나 배의 자가 조직을 이용한 수술도 할 수 있는데, 자연스럽고 촉감이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해당 부위에 흉터와 통증이 발생하고 수술 시간과 회복 기간이 더 길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따라서 수술 전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환자와 상담을 통해 방법을 결정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유방암 치료 의료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유방암 치료 의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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