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암센터 공동 기획연재 암, 이겨낼 수 있다 ⑬ - 혈액암

전체 암 중 5%로 발병 드물지만
혈액암 종류는 100가지도 넘어
림프종이 가장 높은 비중 차지
신속·정확한 진단·치료가 중요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종양혈액내과 장명희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유종하 교수, 병리과 김은경 교수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종양혈액내과 장명희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유종하 교수, 병리과 김은경 교수

기획연재 순서 

①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암센터 소개
② 유방암
③ 갑상선암
④ 폐암
⑤ 부인암
⑥ 대장암
⑦ 간암
⑧ 췌장암·담도암
⑨ 비뇨기암(전립선·방광·신장암)
⑩ 두경부암
⑪ 뇌종양
⑫ 위암
⑬ 혈액암
⑭ 암평생클리닉
※ 연재 순서와 내용은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음.

[고양신문] 혈액과 림프액은 우리 몸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소, 불필요한 이산화탄소와 배설물 등을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혈액은 혈관을 타고 몸 전체를 순환하기 때문에 혈액에 암이 생기면 암세포 역시 혈관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게 된다. 흔히 덩어리로 된 고형암보다 더 무섭게 느껴지는 이유다. 

지난해 11월 전두환 전 대통령은 림프구성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골수종으로 투병 생활을 하다가 사망했다. 트로트 가수 진성은 2017년 림프종 혈액암 진단을 받고 힘든 투병 끝에 상당 부분 회복하고 암과 동행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혈액암은 그 종류도 매우 많고 발생 메커니즘도 복잡해서 다른 암과는 달리 일반인이 이해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흔히 TV 드라마에서 봤던 백혈병 환자의 이미지가 무의식중에 각인돼 혈액암이라고 진단받은 환자와 보호자들은 막연한 두려움에 휩싸이기도 훨씬 쉽다.

장명희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는 “진성씨 같은 경우 방송에 나와 이야기한 것만으로는 정확한 진단명을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완치율이 60% 이상인 가장 흔한 림프종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대중 매체의 피상적 접근으로 인해 혈액암에 대한 두려움이 큰데, 사실 백혈병만 해도 형태가 달라서 진단만 하고 특별한 치료 없이 살아가는 백혈병이 있을 정도로 혈액암은 그 종류가 100가지가 넘고 유형이 각각 다르다. 따라서 막연한 두려움을 갖기보다는 전문의와 함께 정확한 진단을 통해 병의 유형과 상태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명희 교수와 진단검사의학과 유종하 교수, 병리과 김은경 교수를 한자리에서 함께 만나 혈액암에 대해 알아봤다.

골수, 림프 등의 주요용어와 더불어 혈액암에 대해 개략적으로 설명해 달라.

장명희 종양혈액내과 교수
장명희 종양혈액내과 교수

장명희 혈액암은 혈액 세포나 조혈기관인 골수 혹은 림프에 생기는 암을 말합니다. 혈액암은 분화의 어떤 단계에서 암성변화가 일어났는지에 따라 백혈병, 골수이형성증후군, 악성림프종, 다발성골수종 등으로 나누어지는데 급성이냐 만성이냐 등 여러 가지 기준에 따라서 혈액암을 분류하면 그 종류가 100가지가 넘습니다. 종류에 따라 발생연령, 치료법도 매우 다릅니다. 예를 들어 급성 골수성백혈병의 경우 약 40~50%가 60세 이상에게 발병할 정도로 노인들에게 많이 생기고,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30~40%가 20세 이하에서 발생합니다.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수명 연장은 물론이고 상당수의 환자가 완치될 수 있습니다.

유종하 우리 몸 뼈의 내부에는 뼈보다는 촘촘하지 않은 골수라는 조직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혈액을 구성하는 세포성분인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이 생성됩니다. 이 세포들은 골수에 자리한 조혈모세포(줄기세포)로부터 여러 단계를 거쳐 분화돼 자신의 기능을 발휘합니다. 백혈구에는 골수성 질환을 만드는 과립구와 림프구가 있고, 과립구를 만드는 성분인 골수성, 림프구를 만드는 성분인 림프구성으로 구분합니다. 혈액암은 주로 백혈구에 생기는 암을 말합니다. 림프관 내에 있는 무색투명 액체인 림프는 인체의 장소나 림프관의 활동상태에 따라서 성분이 크게 변하기도 하고, 림프액의 흐름이 멈추면 부종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혈액암의 개괄 [이미지 출처 : 서울대병원 의학정보]
가장 대표적인 혈액암의 개괄 [이미지 출처 : 서울대병원 의학정보]

혈액암이라 하면 가장 흔하게 백혈병을 떠올리는데.
장명희
다른 암이 연간 몇십만 건 발생하는 것에 비하면 혈액암은 암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약 5% 정도로 발병이 드문 암입니다. 2018년 통계자료를 보면 백혈병은 연간 약 3500건, 다발성골수종은 약 1800건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와요.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의 경우 1세에서 20세 사이의 발생률이 높은데, 아이들을 돕기 위해 많은 캠페인이 벌어지다 보니 우리에게 인식이 높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가장 많은 것은 림프종 혈액암으로 연간 약 5000건 정도인데 림프종은 하위분류만도 40가지가 넘어요. 혈액암은 드물게 발병하는 암이면서도 유형에 따라 치료법이 다 다르므로 특정 한두 가지의 병만을 가지고 혈액암이라고 이야기하기에는 무리한 측면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정 혈액암은 민간보험사에서도 암으로 분류를 하지 않던데.
장명희
예를 들어 골수증식종양은 골수의 활동이 병적으로 활발해져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이 증가하는 질환인데 평생 그 병과 함께 살아야 한다고 이해하는 편이 좋습니다. 그래서 건강보험공단에서는 암으로 분류하더라도 특정 민간보험사에서는 암 코드에서 제외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은경 혈액암을 TV 드라마에서 보는 것처럼 꼭 무섭거나 위험하다고만 인식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종류가 너무나 다양하고 많기 때문에 정확한 유형을 파악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성골수백혈병 같은 경우는 조기에 발견하면 약물치료로도 충분히 완치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019년에 우리나라에서는 0~14세는 백혈병이, 15~64세에서는 갑상선암이, 65세 이상에서는 폐암이 많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 [출처 :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 2021.12.29. 중앙암등록본부]
2019년에 우리나라에서는 0~14세는 백혈병이, 15~64세에서는 갑상선암이, 65세 이상에서는 폐암이 많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 [출처 :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 2021.12.29. 중앙암등록본부]

혈액암 발생원인과 예방법은.
장명희
혈액암 역시 다른 암처럼 세포의 돌연변이에 의해 일부 발병하는데, 아직은 돌연변이 유전자의 원인, 종류, 작동 기전에 대한 정보는 부족합니다. 방사선, 바이러스 감염, 후천적 유전자 변이, 화학약품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추정은 하고 있지만,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혈액암은 아직 원인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부족하므로 완전히 예방할 수 없습니다. 

주요한 혈액암 의심증상은.
장명희
의심증상을 한마디로 이야기하기도 참 애매한 부분이 있지만, 혈소판이 떨어지면 멍이 들기도 하고, 치과에서 이를 뽑은 후 출혈이 멈추지 않는 증상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적혈구가 감소하면 빈혈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기운이 없어집니다. 백혈구가 급격히 감소해 면역력이 저하되면서 급성 폐렴이 발생해 응급실로 실려 오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처럼 정상 혈액 세포가 부족하거나 기능에 이상이 오면 어지러움, 숨찬 증세, 두통, 잦은 피로 등이 발생하는데, 혈액암은 그 증상이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하게 나타난다고 봐야 합니다.

혈액암 진단은 어떻게 하나.

유종하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유종하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장명희 진단의 기본은 일반 혈액검사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추가적으로 골수검사를 시행하며 CT, PET-CT 와 같은 이미지 검사도 함께 진행합니다. 

유종하 골수검사라고 하면 환자들이 머리에서 무언가를 뽑는다고 오해하기 쉬운데, 부분 마취를 하고 엉덩이뼈 안에 있는 골수에서 혈액과 세포를 채취하는 것입니다. 진단검사의학과에서는 혈액 세포에 대한 분석 검사를 진행하고 병리과에서 조직검사를 시행하게 됩니다. 

김은경 병리과에서는 주로 림프종 의심 시 일반 고형암과 같은 방식으로 조직검사를 진행합니다. 림프구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특성에 맞게 다양한 시약을 사용해서 면역조직화학염색이라는 검사를 통해 진단하게 되며, 드문 질환의 경우 유전자 검사 등이 추가되어 다른 암에 비해서 진단하는데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병리과는 환자로부터 채취한 조직 및 세포 검사물을 통해 환자의 질병을 진단해 최종진단명을 임상 의사에게 제공합니다.

주요한 치료법은.
장명희
기본적으로는 항암제를 이용한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합니다. 하지만 항암요법은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나 조직도 손상시켜 다양한 부작용이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부 병변에 대해서는 방사선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고, 꼭 필요한 환자에게는 조혈모세포이식(골수이식)을 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성분수혈, 조혈촉진제, 항생제, 통증조절 등 보조적 치료의 역할도 높아지고 있는데,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같은 혈액암이라 하더라도 종류가 다양하고 환자별로 치료법이 다르므로 전문의와 진료를 통해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요 암의 5년 생존율을 국제비교(2010~2014년)한 결과, 국가암검진사업 대상 암종인 6대암(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폐암)의 생존율은 우리나라가 대체로 높은 수준이고, 0~14세 소아의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역시 생존율이 높은 편이다. [출처 :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 2021.12.29. 중앙암등록본부]
주요 암의 5년 생존율을 국제비교(2010~2014년)한 결과, 국가암검진사업 대상 암종인 6대암(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폐암)의 생존율은 우리나라가 대체로 높은 수준이고, 0~14세 소아의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역시 생존율이 높은 편이다. [출처 :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 2021.12.29. 중앙암등록본부]

혈액암 치료에 있어 일산병원이 가진 차별성은.
장명희
일산병원은 암 환자가 치료받기에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내과, 진단검사의학과, 병리과, 외과, 영상의학과 등의 전문의 간 소통이 긴밀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종양혈액내과에서는 저뿐 아니라 허자윤 선생님이 함께 진료도 하시기에 일주일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외래 진료를 받을 수 있고, 외래 진료 후 바로 진단검사의학과나 병리과에서 검사를 통해 진단과정의 시간과 치료까지의 시간을 많이 단축할 수 있습니다.

김은경 병리과 교수
김은경 병리과 교수

유종하 혈액암은 발병 원인도 명확하지 않고, 발생 시점도 예측하기 어려워요. 일반적인 건강검진을 통해서 발견하기도 어려워서 한 달 전에 건강검진 한 사람이 오늘 갑자기 진단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종양혈액내과 방문 환자가 혈액암으로 의심되면 의뢰를 받아 바로 혈액·골수 검사를 시행하고 암세포로 의심되면 추가검사를 해서 정확한 진단을 하게 됩니다. 급성백혈병은 당일 골수검사를 통해 바로 진단도 가능합니다. 

김은경 혈액암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이 림프종인데 조직검사를 통해 림프종이 의심되면 추가로 면역조직화학염색을 시행해 보통 이틀 이내에 진단합니다. 다른 병원에 비해 일산병원은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을 통해서 환자들이 암에 두려움을 줄이고 적절한 치료에 임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차별점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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