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암센터 공동 기획연재 암, 이겨낼 수 있다 ⑦ - 간암

몸의 에너지원 간, 해독·살균작용 역할
B형·C형 간염 간암 발전 가능성 높아
증상 느껴지면 치료 가능성·효과 ↓
조기 진단해 근치적 수술치료가 최선

최종원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만성 B형·C형 간염, 간경화, 알코올성 간질환, 비만이나 당뇨와 관련된 지방성 간질환 등이 간암의 주된 위험인자”라며 “평소 위험요인들을 피하면서 간암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건강보험공단에서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국가 암 검진 등을 적극 활용해 주기적으로 검진을 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최종원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만성 B형·C형 간염, 간경화, 알코올성 간질환, 비만이나 당뇨와 관련된 지방성 간질환 등이 간암의 주된 위험인자”라며 “평소 위험요인들을 피하면서 간암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건강보험공단에서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국가 암 검진 등을 적극 활용해 주기적으로 검진을 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기획연재 순서

①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암센터 소개
② 유방암
③ 갑상선암
④ 폐암
⑤ 부인암
⑥ 대장암
⑦ 간암
⑧ 위암
⑨ 췌장암·담도암
⑩ 비뇨기암(전립선·방광·신장암)
⑪ 두경부암
⑫ 혈액암
⑬ 뇌종양
⑭ 암평생클리닉
※ 연재 순서와 내용은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음.

[고양신문] ‘간땡이가 부었다’거나 ‘간도 크다’, ‘간이 콩알만 해졌다’, ‘간에 기별도 안 간다’ 등과 같이 우리말에는 간과 관련된 관용표현이 유독 많다. 왜 ‘심장이 콩알만 해졌다’거나 ‘위에 기별도 안 간다’가 아니라 ‘간’일까. 다양한 대사 기능을 통해 우리 몸의 에너지를 관리하고, 해독·살균작용 등의 역할을 담당하는 간이 그만큼 중요한 기관이기 때문일 게다.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위에서 소화가 되지만 그 영양소는 간으로 모여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물질로 대사됩니다. 남은 영양소는 간세포 안에 저장했다가 에너지가 부족해지면 다시 분해해서 공급하는 과정을 되풀이하죠. 먹은 음식물이 효과를 내는 곳이 바로 ‘간’이기 때문에 음식물의 영향 정도는 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다른 질병에 비해 유독 간 질환을 앓는 사람들도 많다. 간경화, 지방간, 간부전, 만성간염 등 다양한 간 질환 중에서 특히 B형 간염 환자가 많은 편이다. 그러다 보니 만성 간 질환이 발생하거나 간암으로 인한 사망률도 높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노동시간이 길고 과로가 일상화된 한국 사람의 성향 때문에 간이 혹사당해서 아닐까 싶다. 

이진호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간은 우리 몸에서 굉장히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에 간 기능이 저하되면 여러 가지 질환을 유발하고 간암으로까지 이어진다”면서 “하지만 간은 약간 손상되거나 수술로 절제돼도 다른 장기와 달리 세포가 활발히 재생하고 분화해 거의 정상에 가깝게 복구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에서 패스트 트랙을 도입하고 다양한 과와 협진하며 간암 치료를 이끌어 가고 있는 최종원 소화기내과 교수, 이진호·황혜성 간담췌외과 교수를 만나 간암에 대해 알아봤다. 

최근 8년 전 위 전체를 절제하고 시한부 진단을 받았지만 8년 동안 의사 몰래 본인이 좋아하는 막걸리를 매 끼니마다 마신 것이 생존의 비결이라고 믿는 분을 만났다. 가능한 일인가.
최종원 우리가 음식을 섭취하면 위는 흡수하는 역할을 하고 실질적인 영양소 저장과 에너지 생성은 간이 하게 됩니다. 그분이 드시는 막걸리도 결국은 간에서 대사가 되는 것이죠. 그래서 위가 없어도 살 수는 있지만, 간이 없으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이진호 그분이 지금까지 살 수 있는 비결은 아마도 위암 수술이 아주 잘됐기 때문 아닌가 싶어요. 위암 수술 후 생존율은 70%가량 되거든요. 운이 좋은 분이시죠. 하지만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음주를 한다면 결국 간에도 무리가 가고 간 기능까지 잃게 되기 때문에 바람직한 습관이 아닌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우리 몸에서 간이 하는 역할은. 

최종원 소화기내과 교수
최종원 소화기내과 교수

최종원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은 침과 섞여 덩어리가 되고, 목과 식도를 통과해 위에 도달합니다. 그 음식물 덩어리가 위에서 위액과 섞인 후 소장에서 담즙, 췌액, 장액 등과 섞이면서 영양분이 흡수돼요. 간은 탄수화물 대사, 아미노산과 단백질 대사, 지방과 담즙 대사, 비타민이나 무기질 대사, 호르몬 대사, 해독과 살균 작용 등 많은 대사 작용을 합니다. 간이 인체의 화학공장이라 불리는 이유죠. 대사 작용은 외부로부터 섭취한 영양물질을 분해하거나 합성해 생명 활동에 쓰는 물질과 에너지, 생체 성분 등을 만들어낸 뒤 필요 없는 찌꺼기는 몸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입니다. 간은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만일 간의 기능이 떨어지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간암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치료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데.
이진호
과로와 피로 누적으로 간이 혹사당하고 망가져도 자각하기가 쉽지 않아요. 치명적인 상태가 되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래서 왠지 몸이 이상하고 아프다고 느끼고 병원에 가면 이미 늦은 경우가 있죠. 특히 음주가 잦고 사회생활이 더 왕성한 남성이 여성보다 발병률이 약 4배 정도 높습니다. 꼭 정기적으로 검진을 하고 조기에 진단해서 조기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간암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무엇인지.
최종원
다른 암과 달리 간암 발생의 위험인자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는 편입니다. 만성 B형·C형 간염, 간경화, 알코올성 간질환, 비만이나 당뇨와 관련된 지방성 간질환 등을 주된 위험인자로 들고 있어요. 2014년 대한간암학회의 자료에 따르면 간암 환자의 72%가 B형 간염바이러스, 12%는 C형 간염바이러스의 영향을 받았고, 알코올은 9%, 나머지 4%가 기타 원인이라고 합니다. 간경변증이 심할수록, 연령이 높을수록 잘 발생하고, 남자에게 더 흔합니다. 따라서 평소 위험요인들을 피하면서 간암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건강보험공단에서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국가 암 검진 등을 적극 활용해 주기적으로 검진을 하는 게 좋습니다.  

음주도 간 기능과 밀접한 연관이 있지 않나.

이진호 간담췌외과 교수
이진호 간담췌외과 교수

이진호 당연히 술은 간암의 주요 위험인자입니다. 술을 마시는 사람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간암 위험도가 6배 정도 높다고 합니다. 지나친 음주 시 지방간이 생기고 간경변이나 간염의 유발 요인이 돼서 간암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요. 담배 역시 마찬가지라서 술과 담배 둘 다 하면 발병률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비만도 간암과 관련이 있나.
황혜성
비만을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잖아요. 당연히 비만 역시 지방간을 유발하고 간경화로 이어지기 쉬워요. 과체중과 비만은 간암 발생 위험도를 더욱 높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정상체중인 사람보다 비만인 사람의 간암 발생 위험도는 약 2배 높은 것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최종원 유산소 운동을 하루 30분 이상 일주일에 3회 정도 하고, 음식 중에서 탄수화물은 줄이고 과일이나 야채 섭취를 늘리면 좋습니다. 현재 몸무게에서 7% 정도 뺀다고 목표를 설정하고 일부러 계단을 이용하거나, 목적지보다 한두 정거장 먼저 내려서 숨이 찰 정도로 빠른 걸음으로 걷는 것도 비만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생활 속 실천방법입니다. 사실은 제가 감량에 성공한 비법이기도 합니다.(웃음)    

간암 발병 시 주요 증상은. 
황혜성
사실 특정 간암 증상이 느껴진다는 것은 이미 병증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초기엔 증상이 거의 없다가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간을 ‘침묵의 장기’라고 부르기도 하죠. 오른쪽 윗배에 통증이 있거나 덩어리가 있는 것 같은 느낌, 복부 팽만감, 체중 감소, 심한 피로감, 소화불량 등이 주요 증상입니다. 간경변증 환자에게 간암이 발생하면 갑자기 황달이나 복수(腹水)가 심해지기도 하고, 심한 경우에는 종양이 터치고 나서야 오는 환자도 있습니다.

간암의 5년 상대생존율 추이 [출처 :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 2020년 12월 발표 자료]
간암의 5년 상대생존율 추이 [출처 :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 2020년 12월 발표 자료]

진단 방법과 주요 치료법은.
최종원
간암은 다른 암과 달리 처음부터 조직검사를 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만성 B형·C형 간염, 간경변증 등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은 규칙적으로 복부 초음파 검사를 하며, 암으로 의심되면 CT, MRI를 이용해 암에 합당한 소견을 보일 경우 간암 확진을 합니다. 이런 방법으로 진단이 나오지 않거나 꼭 필요시에만 초음파 영상을 보면서 가느다란 바늘을 이용해 조직을 채취하는 조직검사를 시행해 진단합니다. 

이진호 간암 진단을 받으면 암의 진행 정도, 간의 기능 정도, 환자의 전신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서 치료 방법을 정합니다. 간암 치료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간절제술, 간이식술, 고주파열치료술 같은 치료는 초기여야만 효과가 크며, 대부분의 간암 초기에는 근치적 치료를 위해 수술을 하고 나서 추적관찰을 합니다. 간암 초기 상태를 넘어서거나 간기능이 너무 떨어져 있는 경우에는 경동맥화학색전술,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등 비근치적 치료를 합니다.

간이식이 잘되면 생존율이 높아진다는데.

황혜성 간담췌외과 교수
황혜성 간담췌외과 교수

황혜성 간이식에 성공하면 5년 동안 재발되지 않는 사람의 비율이 70% 이상이고, 5년 생존율은 약 75%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간을 제공하는 쪽은 보통 가족인 경우가 많고 뇌사자의 장기를 이식할 수도 있지만, 국가가 관리하기 때문에 상태가 위중한 사람을 우선으로 배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진호 간이식 수술 시 가잘 중요한 것은 이식받는 환자도 중요하지만, 기증자의 안전을 담보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간은 다른 장기와 달리 세포가 활발히 재생하고 분화해 거의 정상에 가깝게 복구되는 특징이 있긴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정신적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최소 6개월간은 기증자에 대해서도 추적관찰이 필요합니다. 

최종원 간이식술 같은 고난이도 수술 등 간암 치료를 위해서는 외과, 내과뿐 아니라 영상의학과, 이식외과 등과 유기적 협진 시스템을 갖춘 의료기관 선택이 중요합니다. 우리병원은 간암 치료 패스트 트랙을 만들어 외래 진료부터 치료까지 체계적인 다학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했습니다. 암환자에게는 심리·정서적으로 큰 안정감을 줄 수 있어 치료효과도 좋게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간암 치료 의료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간암 치료 의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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